[book] 인간실격

    인상깊었던 문장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p.13)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 불안 때문에 저는 밤이면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 거의 발광할 뻔한적도 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걸까요? (p.16)
    존경받는다는 개념 또한 저를 몹시 두렵게 했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이다가 전지전능한 어떤 사람한테 간파당하여 산산조각이 나고 죽기보다 더한 창피를 당하게 되는 것이 ‘존경받는다’는 개념에 대한 저의 정의였습니다. (p.23)
    그 사람은 말로 ‘쓸쓸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무언의 지독한 쓸쓸함을 몸 바깥에 한 폭 정도 되는 기류처럼 두르고 있어서, 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저도 그 기류에 휩싸여 제가 지니고 있는 다소 가시돋친 음삼한 기류와 적당히 섞여서 ‘물속 바위에 자리 잡은 낙엽’처럼 제 몸이 공포나 불안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p.60)
    저에게 ‘세상’은 역시 바닥 모를 끔찍한 곳이었습니다. 결코 그런 단칼 승부 따위로 하나부터 열까지 결정되는 손쉬운 곳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p.105)
    과연 무구한 신뢰심은 죄의 원천인가요? (p.116)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 모든 것은 지나간다. / 지금까지 제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인 이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p. 132)

     

    독서모임에서 함께 <인간 실격>을 읽었던 다른 분들의 인상 깊었던 문장들

    신에게 묻겠습니다. 무저항은 죄입니까? 
    이제 여기서 나가더라도 나는 역시 광인, 아니 폐인으로 낙인찍히게 되겠죠. 인간, 실격. 이제, 난,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됐습니다. (131p)

    - ‘,’ (쉼표)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으로서 실격됨을 역설하는게 굉장히 인상깊었음

    내가 지금까지 그렇게 몸부림치며 살아왔던, 이른바 ‘인간’ 세상에서 단 하나 진리라고 생각한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단지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 (136p)
    무서워하면 할 수록 남들은 나를 좋아해주고, 남들이 나를 좋아해 주면 좋아해 줄수록 나는 두려워

     

    후기

    상반기 동안 참여했던 독서모임에서 내가 선정했던 도서였다.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도서였기 때문에 독서 모임원들과 함께 생각을 공유했을 때 큰 만족감을 느꼈었다.

    -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주인공이 너무나도 나약하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의존적이며 회피 성향이 강한 주인공을 보며 쟤는 왜 저렇게 독립적이지 못할까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들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독서 모임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요조가 놓여있었던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면서 굉장히 고집스러웠던 나의 요조를 향한 좋지 못한 시선들이 전보다는 유연하게 바뀌게 되었다. 변화시킬 수 없는 외부 상황 속에 놓여져있다면 달리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인간이 인간답게, '실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살려면 본인이 직접 옳은 방향을 택하고 나아가는 것에 집중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는 소설이지만, 강한 정신력을 요조가 조금 더 가지고 있었더라면, 어려움을 직접 맞닥뜨리고 헤쳐나갈 용기가 더 많이 있었더라면, 요조는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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